서조코트 예선전(4개조 12팀 24명)
다들 정시에 도착하여 몸을 충분히 풀고 서로 인사하고 좋은 분위기에서 우리는 예선전을 시작합니다
저는 협회 이사를 맡고 있는 고형철 입니다
구윤경 부회장님의 조언을 발판 삼아 개인전 진행을 맡았습니다
9시 정시에 모든 선수들이 모였습니다
몸을 충분히 풀고 9시 10분에 게임을 시작하기로 하고 각 코트별로 다들 열심히 랠리를 하고 전략을 짜고...
2번 코트에 다들 모였습니다
단체 사진을 한장 찍자고 했는데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1분도 안되는 시간에 사진 촬영이 끝나고 각자의 코트로 돌아가 냉정한 승부의 세계로 들어 갔습니다
30조
박건식 송우성
최용훈 김현중
임병기 김한준
31조
김영호 김남동
이권형 정경호
허정광 이남석
32조
강나루 정승완
현재열 윤한길
박성준 허준회
33조
신영삼 노경래
황규학 하금주
김명길 윤영권
이렇게 4개조 12팀 24명의 선수들이 모여서 단체사진 촬영도 하고 분위기 좋게 예선을 시작했습니다
1번 코트에서 일어난 일...
임병권 김한준 팀은 생애 첫 대외 시합이었네요^^
그래서인지 게임의 룰을 잘 모르시는 듯 했습니다. 게임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물을 마시러 나가고...
그래서 경기 진해요원이 설명을 해 드리기도 했습니다^^
상대 코트에 있는 분들의 매너가 너무나 좋아서 아무런 문제 없이 게임이 진행되고...
게임중에 일어난 일입니다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노애드 상황에서 서로 주고받고 이리뛰고 저리뛰고 숨막히는 혈전의 순간
상대의 발리 샷이 발밑으로 떨어져 실점 위기
김한준 선수는 순간 순발력으로 위기를 넘기며 상대 코트로 볼을 보냈습니다
누구도 받기 힘들 정도의 샷을 받아낸거죠
그걸로 포인트를 얻어 1게임을 획득할 수 있는 노애드 상황...
진행을 보던 저도 그렇고 파트너도 그렇고 상대팀도 그렇고 와우 나이스 커버 라고 외칠 정도의 상황 이었습니다.
김한준 선수는 왼팔을 올려 자신의 몸에 맞고 넘어간 볼이라고 자진 신고를 했습니다
누구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상황이었음에도
참으로 중요한 포인트 였음에도 의연하게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순간 저는 감동을 할 수밖에 없었고...
한편으로는 제 자신이 초라해 보였습니다
항상 이기려고 애썼던 저의 모습이 스쳐 지나 갔습니다.
너무나 고마운 모습 이었습니다
페어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 이런거구나
수년간 테니스를 치면서 오늘 이순간 보다 더 소중한 시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시합을 나왔다고
게임의 룰도 제대로 모른다고
사이드 체인지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휴식을 취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그런 초보 선수가 스스로 한 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인정 했습니다.
그 분이 누구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오늘 처음 본 얼굴이고 응원오신 분들은...
가족이신듯...
저도 모르게 게임을 잠시 중단하고 두팀 선수들을 불러서 페어 플레이 상을 주었습니다
협회장배 대회인데 제가 감히...^^
즉석으로 이뤄진 짧은 시간의 시상식
시합구 1캔, 양말 1족
이렇게 선물로 드리고 사진촬영을 했습니다
우리 동호인 여러분?
테니스를 임할 때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오래된 구력
상대를 제압하는 경기력
그동안 쌓아온 자신만의 경력
이런것들보다 더 중요한 건...
상대팀에 대한 배려와
자신과의 소중한 약속
규칙을 지키려는 의지
이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개인전을 진행 하면서
그 어느 시간 보다 소중한 1분을 경험하였기에
여기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예선에서 2패로 탈락 했지만
당신이 보여준 매너와 테니스에 대한 열정에 감사를 드립니다
저도 그럴 수 있기를 바라면서...
페어플레이상을 받은 김한준씨와 함께 생애 처음으로 개인전에 참가하였습니다.
김한준씨에게 몸에 맞고 넘어갈 때 자진신고 여부를 고민했냐고 물어보니
"고민하지 않았어요. 당연히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라고 하였습니다.
저도 동료로부터 귀한 경험을 배운 하루였습니다.
더욱이 고형철 심판님께서 이런 상황을 보시고 상품도 주시고
기념촬영도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